어느 제약회사의 광고 문구

◆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 "ooo 정말 좋은데,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귀가 따갑게 들었을 광고이다.

이 두가지의 광고문구를 보면 인간의 심리을 자극하는 말인것 같다.

첫째의 문구는 건강을 추구하는 인간의 심리를 자극하고

둘째는 모든 남성들의 욕구를 자극하는 것 같다.

이러한 두 가지의 욕구에 의해 위의 광고들이

각종 생활에서나 개그 프로그램에서 많이 회자되고 있다.

이 처럼 말이란 것이 우리의 생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

그런데 나는 어리석게도 이러한 것에 지금껏 무관심하게 지내왔다.

결혼한지도 벌써 26년이 지났다.

그동안 나는 신랑에게 단 한번도 신랑다운 호칭을 불러보지 못했다.

결혼초에는 아예 신랑을 불러보지도 못하고 어물쩍 슬쩍 넘기고(?)

아들을 낳고 나서야 신랑의 이름이 "ooo 아빠"로 자리를(?) 잡았다.

생각해 보면 참으로 미안하다.

엄연히 신랑의 이름 석자가 있는데 말이다.

나이가 들어 내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았을땐

서운한 감과 무언가 모를 허전함이 밀려왔다.

간혹 모임에 참석해도 나의 호칭은 "ooo 엄마, 언니, 동생 등등..."이니

나의 존재인 내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다.

얼마전 어떤 남자분이 "조영순 씨!" 하고 불렀을 때

나는 얼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나의 이름은 내 마음속에만 있고 남이 부르는 나의 이름은

"ooo 엄마, 언니, 동생 등"으로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차! 나의 이름이 조영순이었지!"

멋쩍게 웃으면 가슴이 두근(?)거렸던 묘한 기분....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이 있는데

왜 그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남들이 부르는 호칭에 익숙해져 있었을까?

부모님께 불효를 하는 것이 아닌가?

왜 나의 이름을 가지고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걸까?

얼마전 까지만 해도

남의 부인에게 "ooo씨!"라고 부르거나

남의 남편에게 "ooo씨!"라고 부르면

주변 사람들이 이상한 눈으로 두 사람을 보는 것 같은

묘한 생각이 들었으니 나도 참으로 한심했다.

이름 석자를 부르는데 묘하고 이상한 기분이 든다(?)

이것이 한심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태어나면서 부터 결혼하기 전 까지는 나의 이름으로 살다가

어느날 결혼하면서 부터 이상하게도 바뀌어 버린 우리들의 호칭!

나 자신과 사랑하는 신랑의 호칭도 그렇게 바뀌어 불리어 왔다.

이제 부터는 이렇게 불러야 되겠다

"여보오~ 차창경씨!"

"여보오~ 창경씨!"

사랑하는 내 신랑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혹시나 신랑이 나를 보고 "오늘 뭐 잘못 먹었나?" 하지나 않을까(?)

그러나 뭐 어때.....!

자꾸 자꾸 부르다 보면 익숙해 지겠지.....

그러나 이렇게 되면 어쩌나.....

광고문구 처럼

"진짜로 불러야 하는데

 정말 불러야 하는데

 진짜 그렇게 불러야 할텐데" 라는 생각으로만 끝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