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아~~지승이 이놈~!!”

아침부터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대면서 9개월된 아들 옷을 입히느라 바쁘다.

오늘은 일산 새마을금고의 건강 걷기 대회가 있는 날이기에 이른 아침부터 일어난다고 일어났는데 어느새 시계바늘은 9시 10분을 넘어가고 있었다.

아파트 현관을 나서기가 9시 20분이다.

동구청으로  가는 발걸음은 가볍다. 너무 예쁜 파란하늘과 살랑살랑 불어대는 봄바람도 덩달아 신이 난 것 같다. 왠지 노랑 나비가 팔랑 거리면서 같이 걸을 것만 같은 날씨다.

아들은 유모차에서 두리번두리번 바깥세상 살피기가 한참이다.

저~ 멀리서 벌써 쿵짝쿵짝……기분좋은 소리가 들렸다.

거리에 하나 둘 하얀 티셔츠와 예쁘게 두건을 목에 묶고 꼬마들과 엄마들이 종종 걸음으로 동구청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유모차 손잡이에 두건을 예쁘게 묶었다.

동구청광장 색색의 풍선들을 어찌저리 많이 묶었을까.. 남녀노소 모두 풍선을 들고 신나하는 모습이다. 무대에선 축하인사를 하고 있고 나에겐 아주머니가 옆에서 열심히 설명을 하며 화장품 샘플을 주셨다.  광장 건너엔 동구보건소에서 하는 검진이 눈에 확~ 들어왔다. 혈압.혈당.골밀도,체지방 측정까지 해준단다. 온김에 측정을 꼭 해봐야겠다.

10시가 훌쩍 넘어서야 출발을 한다. 무대인사가 너무 길었지만 이것저것 설명듣고 여기저기 부스 기웃거리다보니 어느새 출발시간이되었다.

하얀 종이 가루가 날리고 출발이란 구호를 함께 외치면서 걷기 시작한다.

유모차를 밀고가야하는 나는 얼마간의 사람들이 걷고 난 후 뒤이어 출발했다.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 좋다. 유모차가 가지 못하는 비포장 도로가 있다는 설명을 익히 들은터라 울산과학대 비탈길을 지나 미포구장을 조금 못 가서 내려왔다.

운동을 자주 하는 편이 아닌 나로선 얼마나 숨이 차던지.. 옆에 걷고 있던 꼬마도 나름 힘들었는지 그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 그래도 아빠랑 얼마나 열심히 걷던지..

나도 내년엔 신랑이랑 세 식구 단란하게 참가해보리라 생각했다.

다시 돌아온 동구청 광장… 1차 경품추첨 뒤이어 가수의 바이올린 연주와 노래를 듣고 나름 신나하고 있었다.

“여행을 떠나요~ 즐거운 마음으로~~” 노랫말처럼 정말 여행 온 기분이다.

유모차에 타고 있던 아들은 어느새 새근새근 잠이 들었다.  그렇게 우렁찬 연주소리와 노랫소리에도 꿈쩍 않고 자는 걸 보니까 아침에 부산떨었던게 잘했나 싶기도 하다.

드디어 2번째 경품추첨 시간… 내심 커다란 상품에 욕심이 났던지라 추첨을 한번씩 할때마다 두근거림……  뒤쪽에선 당첨될때마다 환호가 터지고, 나는 부러움을 터트렸다.

경품추첨의 마지막이 호명되면서 그 큰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마지막 이사장님의 한마디 …

‘내년엔 홍보 않고 홍보비 아껴서 경품에 더 많이 투자’ 하신단다. 오~ 그러면 내년에는 아는 사람 모두 데리고 와서 경품을 노려봐야겠다. 혹여나 내년엔 나에게도 행운이 오지않을까…